티끌 하나 안 보이는 투명성을 원했는데… 틱톡 AI 광고의 이중생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게 된 세상, 우리에게 남은 건 뭘까요? 특히 요즘 같은 AI 시대엔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이게 진짜일까?’ 하는 의심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단 말이죠. 전 티끌만 한 AI 흔적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깐깐한 눈썰미를 가졌다고 자부했는데, 요즘 틱톡 광고를 보면서 가끔 ‘어라?’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AI 광고, 왜 사용자만 모르게 숨기나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한동안 틱톡 피드에 뜨는 광고들이 AI로 만들어진 건지 도통 알 길이 없었어요. 이미지나 영상에서 인공적인 냄새가 폴폴 나는데도 ‘AI 사용’이라는 꼬리표는 찾아볼 수 없었죠. 틱톡 자체 광고 정책에 AI 콘텐츠는 명확히 밝히도록 되어 있는데도 말입니다. 문제는 말이죠, 누가 AI를 썼는지는 분명히 아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닫고 우리에게만 알리지 않고 있을 뿐이죠. 만약 기업들이 AI 라벨링 캠페인을 진정으로 지지한다면, 이런 알맹이 없는 행동은 당장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삼성입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홍보하는 광고가 틱톡에 떴는데,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같은 캠페인의 영상이 유튜브에는 ‘AI 도구 사용’이라는 명확한 고지 사항과 함께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런데 틱톡 광고에는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광고가 아닌 일반 영상들도 마찬가지였고요. 유튜브에서는 AI 생성이라고 밝혀놓고 틱톡에서는 시치미를 뚝 떼는 이중적인 태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었어요.

더 황당한 건, 삼성과 틱톡 둘 다 ‘콘텐츠 진정성 이니셔티브(CAI)’ 멤버라는 사실입니다. CAI는 콘텐츠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확립하자는 취지로 C2PA(콘텐츠 출처 및 진정성 표준)를 업계 전반에 확산하려 노력하는 단체거든요. 그러니까 AI 콘텐츠 라벨링에 대한 이상을 공유해야 할 두 회사가, 정작 자신들의 플랫폼과 광고에서는 이런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죠. 삼성이 AI를 썼다면 광고를 제출할 때 틱톡에 고지했어야 하고, 틱톡이 고지받았다면 사용자에게 알렸어야 합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투명성이 꼬인 걸까요?

꼬리표 없는 AI 콘텐츠, 신뢰의 문제로 확장될 수밖에

틱톡 광고 정책에 따르면, AI로 ‘상당히’ 수정되거나 생성된 콘텐츠는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틱톡 자체 AI 라벨을 사용하거나, 고지사항, 워터마크, 스티커 등으로 명시할 수 있죠. 여기서 ‘상당히’라는 기준은 단순한 수정이나 보정을 넘어, 진짜 사람 이미지를 AI로 완전히 바꾸거나, 사람이 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AI 음성 복제로 말하지 않은 것을 말하게 하는 경우 등을 포함합니다. 이 정도면 명확한 가이드라인인데도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삼성도 틱톡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희망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영국 중고차 소매업체 ‘카주(Cazoo)’의 틱톡 광고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광고주가 AI 생성 콘텐츠로 라벨링함’이라는 문구가 등장한 겁니다. 사실 이 광고들은 치과의사 드릴이 다른 모양으로 바뀌거나 손 사이를 오가는 등, 누가 봐도 AI스러운 기괴한 시각적 왜곡이 있었거든요. 결국 AI였던 거죠. 이렇게 사용자 스스로 찜찜함을 느낄 때쯤, 뒤늦게라도 꼬리표가 달리는 상황. 뒤늦은 깨달음이 씁쓸하면서도,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에디터의 시선

AI가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드는 지금, 콘텐츠의 진정성과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습니다. 광고든 아니든, AI가 관여했다면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기본이죠. 플랫폼과 기업이 스스로 만든 정책과 참여한 이니셔티브를 외면한다면, 사용자들은 점점 더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AI 시대의 ‘불신지옥’은 결국 기업들의 책임 방기에서 시작될 수 있어요. 단순한 라벨 하나가 아니라, 장기적인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이게 진짜일까?’ 하는 의심 없이 스크롤을 내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