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Complex Systems)의 비밀을 풀다: 듀크대 AI, 과학적 발견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현대 과학과 기술은 예측 불가능한 복잡계(Complex Systems)의 연속입니다. 날씨 패턴, 생체 신호, 첨단 회로 등 수많은 변수가 얽히고설켜 변화하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이 이 난해한 퍼즐을 풀어낼 새로운 열쇠를 제시했습니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진이 자연과 기술 속 가장 복잡한 동역학 뒤에 숨겨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규칙을 밝혀내는 새로운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읽어내는 AI의 눈: 뉴턴의 발자취를 잇다

이 혁신적인 시스템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동역학자(dynamicist)’들의 업적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힘과 운동을 연결하는 방정식을 개발한 아이작 뉴턴이 최초의 동역학자로 불리듯이, 듀크대의 이 AI는 복잡한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행동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방정식을 생성합니다. 특히 이 AI는 수백, 심지어 수천 개의 상호작용하는 변수를 포함하는 비선형 시스템을 훨씬 적은 차원의 단순한 규칙으로 환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분석 역량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듀크대학교 일반 로봇 연구소 소장이자 기계 공학 및 재료 과학 조교수인 보이우안 첸(Boyuan Chen)은 “과학적 발견은 언제나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된 형태로 표현하는 데 달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복잡계(Complex Systems) 이해에 필요한 원시 데이터는 점점 더 많이 가지게 되었지만, 그 정보를 과학자들이 의존하는 종류의 단순화된 규칙으로 바꾸는 도구는 부족했습니다.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코프만 이론과 AI의 만남: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다

이러한 단순화는 1930년대 수학자 버나드 코프만(Bernard Koopman)이 제시한 이론적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코프만은 복잡한 비선형 시스템도 선형 모델을 사용하여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코프만 이론을 실제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고도로 복잡한 시스템을 선형 모델로 표현하려면 수백, 수천 개의 방정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의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듀크대의 새로운 AI 프레임워크는 실험에서 얻은 시계열 데이터를 연구하여 시스템이 변화하는 방식에서 가장 의미 있는 패턴을 식별합니다. 딥러닝과 물리학에서 영감을 받은 제약을 결합하여, 시스템의 본질적인 행동을 포착하면서도 훨씬 더 작은 변수 집합으로 축소합니다. 그 결과는 실제 복잡성에 충실하면서도 수학적으로는 선형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간결한 모델입니다. 연구진은 진자 운동, 비선형 전기 회로, 기후 과학 모델, 신경 회로 등 다양한 시스템에 이를 적용해 테스트했습니다. AI는 일관되게 그 시스템의 행동을 지배하는 소수의 숨겨진 변수를 찾아냈으며, 기존 머신러닝 방식보다 10배 이상 작은 모델로도 신뢰할 수 있는 장기 예측을 제공했습니다.

정확성을 넘어선 ‘해석 가능성’의 가치

첸 교수는 “두드러지는 것은 단순히 정확성뿐 아니라 ‘해석 가능성’입니다. 선형 모델이 간결할 때, 과학적 발견 과정은 인간 과학자들이 수천 년 동안 발전시켜 온 기존 이론 및 방법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한 예측 도구를 넘어, 인간의 이해를 돕고 새로운 과학적 통찰을 이끌어내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에디터의 시선

데이터 과부하 시대, 우리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축적하고 있지만 정작 그 속에 숨겨진 본질적인 ‘규칙’을 찾아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듀크대의 이번 연구는 이 깊은 간극을 메우는 결정적인 진전입니다. 기존의 많은 AI 모델이 ‘블랙박스’처럼 작동하며 예측 결과만 제공했던 것에 반해, 이 AI는 ‘왜’ 시스템이 그렇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단순화된 설명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성과를 넘어 과학적 방법론 자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닙니다. 재료 과학에서 새로운 물질의 특성을 예측하고, 생명 공학에서 복잡한 질병 메커니즘을 밝히며, 기후 모델링에서 장기적인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는 등 무궁무진한 응용 가능성이 열립니다. 특히 AI가 제시하는 간결하고 해석 가능한 모델은 인간 과학자들이 직관과 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AI가 단순히 답을 내놓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해를 돕는 지능형 동반자가 되는 시대가 비로소 열리는 것입니다. 이는 AI의 본질적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