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의 역설: 멈춰선 로보택시가 던지는 질문

눈앞에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스르륵 다가와 문을 열어줍니다. 목적지를 말하면 알아서 척척 데려다주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나요? 중국 우한에서는 이런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500대 넘게 도로를 누비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화요일, 이 멋진 미래가 잠시 멈춰 선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아주 드라마틱하게요.

갑자기 멈춰버린 ‘바퀴 달린 AI’, 왜?

네, 맞습니다. 중국의 거대 IT 기업 바이두(Baidu)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아폴로 고(Apollo Go)’ 수십 대, 아니 어쩌면 100대 이상이 우한 시내 한복판에서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무심하게 도로 한가운데 멈춰 버리거나 고속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차들도 있었다고 해요. 심지어 교통 체증 속에서 가벼운 접촉 사고까지 유발했다니, 상상만 해도 아찔하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차 안에 갇혀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경찰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진 못했지만, 일단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고 하네요.

500대 넘게 운행 중인 로보택시 중 100대 이상이 한 번에 먹통이 됐다? 이건 단순한 잔고장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장 본 품목 5개 중 1개가 갑자기 작동 불능 상태가 된 셈이나 다름없죠. 바이두는 전 세계 26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우버(Uber), 런던과 두바이의 파트너십까지 맺을 정도로 자율주행 시장의 선두주자 중 한 곳인데, 이번 사건은 그들의 야심 찬 확장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습니다. 아니, 단순히 바이두만의 문제가 아니죠. 자율주행 기술 전반에 대한 신뢰에 빨간불을 켠 셈입니다.

기술의 발전인가, 혹은 새로운 위험인가?

이번 우한 사태는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 논쟁에 다시금 불을 지폈습니다. 특히 중국처럼 이 기술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그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자율주행차가 인간의 실수를 줄여 사고를 예방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실수’를 ‘시스템의 오류’로 대체했을 때, 과연 그 결과가 더 나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이번처럼 통제 불능의 대규모 먹통 사태는 한순간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보여준 겁니다.

에디터의 시선

사람들은 ‘완벽한’ 기술을 꿈꾸지만, 결국 우리가 갈구하는 건 ‘신뢰’입니다. 자율주행이 아무리 똑똑하고 빨라도, 갑자기 길 한복판에 멈춰 서서 나를 불안에 떨게 한다면 그 기술을 선뜻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바이두의 이번 사고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서 ‘기술적 완성도’ 못지않게 ‘사회적 신뢰’와 ‘위기 대응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 과연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세상, 우리는 얼마나 그들을 믿고 우리의 안전을 맡길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도 중요하지 않을까요?